이명(耳鳴)
내 귓속엔
귀뚜라미 한 마리가 산다.
적막한 새벽이면
어둠을 찢고 나와
큰 소리로 울어대더니
이제는
낮에도 버젓이 걸어 나와
울음소리를 키워가며
자신의 존재를 알린다.
시도 때도 없는 소리에
괴롭고 짜증스러울 때도 있지만
그래도 耳鳴(이명 )이 있어
참 감사하다.
새벽녘이면
베드로에게
어김없이 들려오던
닭의 울음소리처럼
'눈을 들어 밭을 보라
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다' 하신
하늘 어머니의 가르침을
언제나 잊지 말라고
가을을 알리는
귀뚜라미 한 마리
내 귓속에 넣어주셨나 보다.
출처: 하나님의교회 엘로히스트